[축구] 손흥민



어젯밤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는데,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들의 경기가 죄다 몰아서 있는 날이었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VS 아우크스부르크 경기에서 한국 선수 3명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손흥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분데스리가 경기를 봤다.

사실 평소 분데스리가를 즐겨보지는 않는다. 근데 손흥민은 내가 아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 스타일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유연성인데, 손흥민은 유연성을 장점으로 가진 선수다. 지금은 좀 부족한 면들도 많이 보이지만, 아직 어린 선수고 마인드도 긍정적이이어서,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피가 파란색이라고 우기고 있는 나. 처음 손흥민에 주목했던 이유도 최근에 보았던 첼시 이적설 때문이었다. 그냥 그런 루머일 수도 있겠지만 첼시에 한국 선수가 들어온다는 것은 생각도 해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동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후 손흥민에 대해 지금껏 걸어온 행적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아주 괜찮은 선수였다. 게다가 아주 유쾌한 영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10분 부터 드록바 유니폼 이야기)


손흥민이 드록바의 유니폼을 받아 고이 모셔놓은 것 말이다. 정말 좋았던 모양이다. 첼시 전에서 후반 경기종료 5분 전에 들어가 짧은 시간 안에 훌륭한 역전 골을 넣었지만 (그로인해 첼시가 1:2로 졌지만 프리시즌 친선경기 성적에는 매우 관대하기 때문에 괜찮았다. 게다가 한국인이 아주 멋진 골을 넣었으니 오히려 기쁘기도 했다), 그 안에 또 부상까지 당해서 분데스리가 데뷔가 늦어졌던 손흥민이었다. 인터뷰 내용으로는 안울려고 했지만 화장실에서 반니의 '우린 너를 기다릴 거야' 라는 말에 지금껏 살아오면서 울었던 것 중 가장 격하게 울었다고 한다.

그만큼 어린 나이에 힘들었을 것 같은데도 경기 후 미니홈피에 드록바에게 유니폼 받은 걸 중요한 일이라고 자랑한 일이라던지, 이러저러한 일이 겹쳤던 경기여서 더 의미 있다며 드록바에게 받은 유니폼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을 보며 참 이 녀석, 당연하지만 드록바를 동경하는 팬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장에서는 이유가 어떻든 그저 흐믓한 거지.

그리고 나는 그 때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지금 첼시에 채워지지 않고 있는 드록바의 자리. 언젠가 손흥민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서 첼시에 들어가게 되는 거다. 그리고 드록바의 뒤를 이어 첼시를 우승으로 이끌고, 레전드로 불리우며 전성기를 누리는 것. 와.. 진짜 상상이지만 환상적일 것 같다.

내 눈에는 그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성에 차지 않을 드록바의 빈 자리를 만약 한국인 선수가 채워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걸 손흥민이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흥민은 드록바 만큼이나 아름다운 움직임을 만들 줄 아는 선수다. 내 생각에 손흥민은 원톱으로 뛸 수 있는 자신감과 결정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첼시에 아주 어울리는 공격수의 자질이다. 만약 그 애가 그외 다른 부분들까지 완벽하고 견고하게 능력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 나는 손흥민을 드록바만큼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고,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게 문제. 어제 경기에서 손흥민은 아주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아주 결정적인 찬스를 도대체 몇번이나 실패한 것인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안그래도 시즌 9호골 이후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아마도 함부르크 팬들의 도마 위에 올려져 있을지 모를 손흥민이다. 정말 잘 되길 응원하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함부르크 팀이 솔직히 그리 잘 하질 못했다 오늘. 경기는 계속 몰고 가는 것 처럼 보였지만, 첼시 경기만 보다가 봐서 그런지 패스의 정확도도 형편 없고, 중원이라는 게 아예 보이지가 않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때문에 손흥민에게 매끄러운 기회들이 주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어떻게든 기회를 잡았다 싶으면 급한 마음이어서인지 슛팅을 시도 했지만, 어거지였을 뿐 완벽한 슛팅 찬스는 아니었다.

그래도 손흥민이 아직 어려서 그런지 기분, 주변 상황 등에 휘둘리기 쉽다는 게 느껴진다. 그날 경기가 잘 풀리든 안풀리든 어느 정도 경기를 방해하지 않을만큼은 평정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어리다. 그러다보면 감정의 기복이 생기고, 그건 성적의 기복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 만큼 시야가 넓은 것 같지도 않다.

경험도 많지 않고 여유보다는 패기, 용기가 느껴지는 손흥민 선수. 패기와 용기는 그 나이 대에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이 손흥민의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험들을 쌓으면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경기가 잘 안풀렸지만 여전히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크고, 언젠가는 첼시의 선수로 응원하게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 물론 지금은 절대 안돼. 첼시의 공격수로서는 손흥민은 아주 많이 멀었다. 100%로 벤치 신세일 거다. 함부르크에서 우승이든 유로파리그든 주역으로서 뭐하나 크게 달성하고 그 경험으로 더욱 견고해진 모습으로 성장한다면 나는 언제든지 대환영이다. 손흥민 제발 첼시로 와라~! 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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